경제적 독립군 Financial Résistance
뉴욕 1 본문
뉴욕이라는 곳은 어느새 내 새로운 집이 되었다.
몇일전 크리스마스 연휴라서 나홀로집에2를 보았다. 92년도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많은 영화장면속 장소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외국인, 방문자 등 이방인의 또 다른 이름으로 지난 5년간 불리우던 나도, 어느새 콘크리트 정글 속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었다.

뉴욕과 나의 인연은 참 깊은거 같다.
처음 뉴욕을 방문한건 95-97년도 사이 어느쯤 엄마와 함께 여행을 했었는데, 단편적인 기억들만 있을 뿐 내가 너무 어렸을때라 그런지 크게 기억에 남는 여행은 아니였다. 하지만 뉴욕과의 인연은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을 떠난 후 부터 시작되었다. 한국에 살면서도 나는 주로 미국에서 생산되던 컨텐츠들을 많이 소비해왔다. 어렸을적부터 듣던 힙합, 무수히 많이 봐왔던 헐리우드 영화, 그리고 밤새가며 즐기던 미국산 게임들. 스파이더맨 2에서 보여지던 전철 위 스파이더맨vs닥터 옥토푸스의 대결 장면이라던가, 악마는 프라다를 입었다에서 나오던 살벌한 직장생활의 모습은 알게모르게 미국에 대한 동경을 심었으며, 그 문화 중심에서 뉴욕은 홍일점과도 같았다. 그리하여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나는 뉴욕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재밌는 사실 중 하나는, 예전 싸이월드 시절에 내가 사실 뉴욕에 살겠다는 예언을 했었다는 것이다! 당시 대학교를 뉴욕으로 가고싶었던 나는, 낮은 성적과 부족한 자신감에, 어디가서 뉴욕에 대한 내 열망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했다. 어딘가는 내 열망을 표현했여야했는지, 인터넷에서 긁어온 뉴욕사진 한장과 그 밑에는 "10년뒤 내 무대" 라는 포부를 적어 놓았었다. (지금 다시 그 기록을 발췌해볼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싸이월드 접속이 불가했다.) 하여간 나의 포스팅 밑에는 친구들의 장난스러운 반응들 뿐이였지만, 10년뒤 나는 정말로 뉴욕에 살고 있었다. 뉴욕에 대한 열망을 별개로, 무의식의 힘에 관하여 배우는 계기였다.
대학교 3학년 때 까지도 뉴욕에 대한 내 사랑에 대해 나는 솔직하지 못했다. 대부분 친구들은 학교 근처 대도시인 시카고로 취업 해가던 와중에도 나는 고민했다. 시카고로 지원하는게 심리적으로나 정보적으로나 좀더 유리하였을텐데, 당시 10년 가까이 중부에 살았던 나는 본능적으로 시카고가 나의 행선지가 아니였다는 것을 알았던거 같다. 그리하여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곳은 LA였는데. 조금 뜬금 없겠지만, 대부분 친척들이 거주하는 곳이며 한국 관련 문화가 널리 퍼져있다는 것이 내심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하여 2015년 여름은 LA에서 인턴을 하면서 보냈다. 안타깝게도 인턴을 하는 내내 나는 알지모를 불만족스러움을 끊임 없이 느꼈다. 그리고 그 불만족은 나에게 새로운 도전을 부추겼다.
어짜피 한번 미국서 일할건데, 할거면 뉴욕서 하는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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